또 미세먼지

오늘 11월 7일 환경부 주도로 서울·인천·경기도(경기도 연천군, 가평군, 양평군 제외)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실시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도권에서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을 이미 초과했기 때문이란다. 환경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오간다. 우선 이제라도 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에서 공동작전을 펼쳤다는 점에 조금 안도한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주욱..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온다면서 왜 난리들이야~”  이렇게 앙칼지게 반응하는 시민들, 성질 같아서는 싸잡아서 화성으로 보내고 싶다. 대체 생각들을 하면서 사는 인간들인가. 그래서 이 칼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여러모로 궁리했다. “미세먼지 – 다 내가 뿜는 것이다. 남의 탓 말고 제발 협조들 좀 하자” 이렇게 막 나갈까? 아니면 평소대로 학자적 풍모를 발휘하여 점잖은 어조로 시작할까. 그런데 솔직히 나도 사람인지라 “다 중국에서 온다며?”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짜증난다.

다 중국에서 오는 거라고? 그렇지 않다. 잘못된 정보를 믿고 있는 것 뿐이다. 아니면 믿고 싶을 뿐이다. 눈이 있다면 내 주변에 자동차 배기통이 몇 개인지 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발전소 굴뚝은 멀어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르나 그 역시 중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어딘가에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고농도를 “서해상 및 중국 북동지방 고기압 하의 안정한 대기상태에서 축적된 국내 오염물질에 국외 유입 오염물질의 영향이 더해져서 발생한 것”이라고 복잡하게 분석했다. 대단히 완곡한 표현이다. 민심을 살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결국 국내오염물질이 문제고 국외 유입 오염물질이 조금 첨가되었다고 쉽게 말하지 않는다. 민심이 무섭긴 한가 보다. 이 무서운 민심이 어느 날 돌아서서 “우리 자신부터 미세먼지 덜 뿜자!” 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지난 10월에 다녀 온 고국의 가을은 내 기억 속의 가을과 달랐다. 쨍 소리가 나도록 청명했던 가을 하늘이 아니었다. 마치 오랫동안 닦지 않은 창문처럼 뿌연 기운이 서려있고 자주 구름이 끼어 기분나쁜 ‘서늘함’이 느껴졌다. 미세먼지 때문인 것이 너무 뻔했다.

미세먼지라는 말만 들으면 사랑하는 내 아들과 며느리, 손자, 언니, 동생, 조카들 얼굴이 차례로 떠 오른다. 그리고 다정한 친구들과 친지들의 웃는 모습도. 그렇다고 나 혼자 힘으로 미세먼지를 맊을 수도 없고 답답하기 짝이 없다.

미세먼지 잡는 방법? 실은  간단하다. 지금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라이프스타일로는 실천이 어렵겠지만 시작하면 다 살게 되어 있다. 아래 세 가지 방법은 나 자신 수년 전부터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 어렵지 않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자유로워진다.

  1. 승용차 포기 –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부터 세상 살기 편해졌다.
  2. 냉난방 덜하기 – 더우면 땀 흘리고 추우면 따뜻하게 옷입고. 어려울 것 하나도 없다.
  3. 고기 덜 먹기 – 어차피 건강을 위해 고기 많이 안 먹는 것이 좋다.

고기는 왜 덜 먹어야 할까? 그 이유도 간단하다. 축산업이 내뿜는 메탄가스 만큼 지저분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믿기 어려운 사실이겠지만 축산업의  배출량이 산업시설의 배출량(발전소 포함)과 거의 맞먹는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하기를 사실상 미세먼지 농도에 기준을 두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한계치를 아무리 낮게 잡아도 그 선을 지키면 건강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1) 즉 미세먼지 자체가 그냥 해롭다는 뜻이다. 이산화황이나 이산화질소 등의 경우 일정한 농도를 넘지 않으면 인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데 반해 미세먼지는 그렇지 않다. 한시적으로 농도가 올라갔다고 특별히 위험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농도에 장기적으로 꾸준히 노출된 경우 위험이 가장 크다고 한다.

미세먼지가 무서운 것은 입자가 너무 작아서 폐 속 깊숙이 침투하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심호흡을 하고 열심히 숨을 내쉬어도 밖으로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폐포를 통해  혈관으로, 그리고 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퍼지기 때문이다.(2018.03.01 블로그에서 인용)

 

© 고정희 2018.11.07